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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ESG 공세 대응 백태...블랙록ㆍISS, 일단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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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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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ESG 공세 대응 백태...블랙록ㆍISS, 일단 우회

  • 기자명 이신형 기자  
  •  입력 2024.03.05 15:15 
  •  수정 2024.03.05 18:05 
  •  댓글 0


블랙록, ESG 단어 삭제 후 전환금융에 무게
ISS, ESG 회의론자에 자문 서비스 제공
ESG 단어 삭제한 블랙록은 전환금융에 적극적

2016년 10월 17일 블랙록 미국 뉴욕시 사무실 밖 블랙록 로고. 연합=로이터 
2016년 10월 17일 블랙록 미국 뉴욕시 사무실 밖 블랙록 로고. 연합=로이터 

[ESG경제=이신형기자] 미국에서 공화당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반ESG 공세가 거세지자 이해관계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단은 몸을 낮추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지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도이치은행의 자회사인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ESG 회의론자에 대한 의결권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ISS의 친ESG 행보를 고려하면 ISS가 ESG 관련 주주제안을 지나치게 지지한다는 공화당 정치인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제스쳐에 가까워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ISS의 로레인 켈리 글로벌 스튜어드십코드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ESG 회의론자에 대한 자문서비스가) 주주권 행사를 위한 폭넓은 선택을 제공한다는 우리의 오랜 사명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ISS는 의결권 자문에 관한 표준적인 (benchmark) 가이드라인과 함께 기후 관련 단체나 종교와 관련된 기금 등을 위한 7개의 특별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이중에는 지난해 신설된 ESG 관련 이슈에 반대하는 기업의 이사회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도 포함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ISSss ESG 회의론자를 위한 의결권 자문 가이드라인까지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켈리 책임자는 투자자문사 보이어 리서치(Boweyer Research)와 함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주총 시즌부터 이 가이드라인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이어 리서치를 이끄는 제리 보이어 대표는 지난해 6월 소셜 미디어 링크드인에서 ISS를 비판한 후 ISS 경영진과 협의해 협력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ISSB와의 협업에 대해 “탈정치화를 위한 노력”이라며 “기업을 보수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아니라 기업을 정치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블랙록의 변신

ESG 투자 열기를 몰고왔던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공화당의 반ESG 공세의 표적이 되자 지난해 ‘ESG’라는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일단 몸을 낮추면서 전환금융으로 사업의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전환금융은 녹색금융과 달리 재생에너지 기업뿐 아니라 탄소 감축에 나서려는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의 기업까지 투자대상이 된다. 또한 이런 투자를 통해 실업이나 지방정부의 세수 부족을 메우는 등 탈탄소화와 연관된 사회적 문제 해결까지 목표로 하는 투자다.

가장 보편적인 전환금융은 철강과 항공, 해운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거나 탄소 배출을 피하기 어려운 업종의 탈탄소화 투자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ESG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펀드 규모는 2조7400억달러에 달했다. 월가는 논란이 많고 그린워싱 규제도 엄격해진 ESG펀드에서 수조달러 규모의 투자 기회가 새로 펼쳐질 전환금융에 눈을 돌리고 있다.

블랙록의 타리크 팬시 전 지속가능투자 담당 CIO이자 루미 이니셔티브 설립자는 야후파이낸스 라이브에 출연해 블랙록이 ESG 투자를 폐기하고 ESG 이슈 중 환경 요소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랙록이 이를 “전환투자(transitional investing)”로 부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ESG에 대한 비판이 “일어날 법한 일을 가속화했다”며 ESG 투자가 본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은 생각을 하나로 묶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단지 환경을 중시하는 전환투자로 가는 게 ”시장이 나가아야 할 당연한 방식“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블랙록이 ”추가성“또는 ”실질적인 영향“을 목표로 하는 모든 투자그룹을 거느리고 있다”며 “역풍을 맞은 후 지속가능 투자 전략을 연마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NEF는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한다는 파리협약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에너지전환을 위한 투자 금액을 현재보다 4배나 늘려야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린비즈에 따르면 블랙록은 이미 1000억달러(약133조원) 규모의 전환투자 플랫폼을 구축해 놓고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전환금융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규모가 수조달러(수천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랙록뿐 아니라 바클레이스와 시티그룹, BNP파리바 등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전환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아폴로와 브룩필드 같은 사모펀드도 최근 전환펀드를 출시했다.

JP모건 등 클라이밋 액션 100+ 탈퇴...블랙록은 자회사만 남겨

JP모건자산운용(JPMorgan Asset Management, 이하 JPAM)과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Global Advisors, 이하 SSGA)는 지난달 지난 15일 '클라이밋 액션 100+(Climate Action 100+, 이하 CA100+)'의 탈퇴를 발표했다.

CA100+의 2단계 이니셔티브가 투자사들의 법적 부담감을 가중시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CA100+가 반ESG 세력의 표적이 된 것도 이들의 탈퇴와 무관하지 않다.

CA100+은 2017년 설립된 투자자 이니셔티브로, 기업의 온실 가스 배출량 감축을 촉진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700개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 기관의 총 자산 규모는 16일 CA100+ 공식 홈페이지 기준 68조 달러(약 9경 814조 원) 이상이다.

CA100+는 지난 몇 년간 투자 기업들에 ▲기후변화 위험에 대한 이사회 책임과 감독을 명확히 하는 거버넌스 구현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배출량 감축 조치 ▲기후관 재무 정보 공개 강화 등을 요구해왔다. CA100+는 최근 이니셔티브 2단계에 접어들었다. 투자자들이 기업들에게 "말에서 행동으로 옮기도록" 요구하는 보다 적극적인 기후행동에 나선 것이다. 

JP모건 등과 달리 블랙록은 탈탄소화를 중심에 둔 대부분의 펀드가 포함된 자회사 블랙록 인터내셔널(BlackRock International)로 회원 자격을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회사는 더이상 CA100+과 관련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일부 CEO, 갈 길 간다

일부 글로벌 기업의 CEO는 반ESG 공세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vard Business Review)에 따르면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ESG라는 문구가 해롭다면...그건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ESG라는 말은 그만하겠다”며 “나의 비즈니스 전략은 지속적이며 명확하고 소비자들이 중시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런 경영 방식에) 라벨을 붙이고 싶다면 그건 그들의 문제”라며 “내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좋은 일이고 주주와 사회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액센추어의 줄리아 스위트 CEO도 “지속가능성은 (액센추어의) 직원에게 채용 시부터 중요하고 고객들에게도 중요하다”며 “규제환경의 일부이고 소비자들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뭐라고 하든 달라질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출처 : ESG경제(https://www.esg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