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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최종 A학점' 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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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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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최종 A학점' 받으려면

  • 기자명 ESG경제 
  입력 2024.02.27 00:09  수정 2024.02.28 00:24
 

정답 모두 아는데 6월까지 기다리긴 힘들어
시장 인내심 많지 않아, 확정 발표 앞당겨야

선의의 투자자가 ESG ETF 투자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미지=픽사베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발표 내용은 시장의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 이미지=픽사베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의견 수렴 위한 1차 세미나를 보면 고심의 흔적 보인다. 정책의 균형 잡으려 애쓰고 세제지원 등 기업의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지원방안이 성공하려면 우리의 기업 거버넌스 개혁은 일본 보다 수십배 힘들다는 사실부터 직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대부분 기업에 오너가 있고, 오너경영자들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직접 내린다. 기업이 저항하면 거버넌스개혁은 물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행도 어렵다.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 의지를 갖고 어느 정도 개입할 수 밖에 없다.

일반 주주들에게 긴 호흡을 부탁한 금융당국의 마음을 이해하나 시장은 원래 인내심이 없다. 5월 중 2차 세미나 개최 후 6월 가이드라인 확정 까지는 4개월이나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발표를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와 시장은 이미 가이드라인의 모범 답안을 알고 있다. 시간 끄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따름이다. 작년 11월 공매도 전격 금지 조치를 돌아보자. 주가 상승보다는 시장의 불확실성, 특히 국제금융시장의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렸다.

또 다시 실수를 범하지 말자. 가이드라인 확정을 1~2개월 앞당기길 희망한다. 수험생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은 모의고사(지원방안 1차 세미나) 후 열심히 준비해 중간고사(가이드라인 발표) 때 A 학점을 받기 바란다. 현재 학점은 B-이다.

올 하반기와 25년에 정부 희망대로 상장사들의 PBR 배수가 상승하고 주주환원이 확대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 된다면 지원방안은 A 최종 학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방안은 자사주를 자발적으로 소각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이다. 배당에 대한 세제 지원도 의미있지만 대만 같이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과세하는 정책도 검토할 만 하다. 실제 대만은 이익 중 주주환원하지 않은 부분에 추가 과세하는 제도를 도입한 후 배당이 증가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A 학점'을 받으려면

앞으로 정부의 밸류업 지원방안이 효과를 높이고 정교한 정책 수단이 되기 위해 다음의 원칙들을 지키길 바란다.

첫째,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세제 지원이 아니고 템플릿 (Template)이다. 기업들이 성경 같이 여겨야 할 템플릿은 디테일이 생명이다. 이는 상장기업들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PBR, PER 등 밸류에이션이 낮은 이유, 자본비용(Cost of capital)과 자기자본/총자산이익률(ROE/ROA)의 관계를 분석해 목표와 개선계획 수립하고 실천하는 프로세스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요 주주들의 피드백 받고 반영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메리츠금융지주 같은 모범 사례를 적극 전파해야 한다. 한국 밸류업의 최고 모범생은 메리츠금융이다. 메리츠는 LG그룹 물적분할, 카카오 쪼개기 상장과 정반대로 자회사인 화재와 증권 지분 100% 보유하는 완전 자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그룹 내 상장사를 지주사만 남겨놓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 주주와 약속한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한다는 원칙을 지킴으로서 시총 17조원 (하나금융과 시총 동일), PBR 1.7배의 초우량 금융사로 등극했다.

셋째, 금융당국 수장들이 프로젝트 매니저(PM)가 되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연초 자본시장을 국민과 기업이 함께하는 상생의 장이라 밝히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거래소 내 전담부서를 만드는 것을 환영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래소 이사장 및 금융 수장들이 직접 챙기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진정성이 중요하다.

넷째, 금융위와 거래소 등 관계 부처는 주요 국내외 장기투자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지속적으로 피드백 받아 지원방안을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기재부 차관, 금융위원장, 거래소 이사장은 3월에 각각 1~2주 일정으로 주요 국내외 투자자를 직접 방문해 밸류업 성공을 위한 솔직담백한 피드백을 청취해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면 좋겠다.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선 국민연금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므로 기금운용본부 CIO 및 간부들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다셧째,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이사회가 중심이 되어 기관투자자 및 일반 주주들과 소통에 나서 그들의 요구를 겸허하게 청취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소통을 위해 보고서를 영문화하는 것도 기본이다. 거래소 및 금융위도 기업들에게만 권하지 말고 자체 영문 홈페이지 제대로 만들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같이) 주요 사항은 영어 보고서 작성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 될 때 까지 밸류업 지원방안 같은 연성 규범 추진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일반주주 보호 강화 차원에서 경성 규범 (특히 상법제382조의 3 개정 관련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의무 조항 추가) 법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장기투자자의 배당을 다른 소득과 분리 과세하는 것은 효과가 높아서 반드시 시행해야할 제도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출처 : ESG경제(https://www.esgeconomy.com)